수술 며칠 전
어머니께서 잠깐 집에 가셨다는 소식에
혼자 계실 아버지가 걱정돼 전화를 드렸다.
평소보다 명랑한 목소리를 내려고 애썼는데
저녁식사는 하셨고, 심심하고 답답하시다는 몇 마디에
그간 잘 참아왔던 위액이 배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목으로, 목에서 코로, 코에서 눈으로 쏟아져 나와
펑펑 울었다.
‘그러길래 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셨어!’
소리쳐 따져 묻고 싶었지만
“답답해도 조금만 참아. 덕분에 오랜만에 쉬는 거잖아.”
위로 같지 않은 위로밖에 할 수 없었다.
누군가 나를 위로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했었다.
수술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신 아버지는
전보다 조금 마르셨다.
예상하고 바랬던-
불행을 비켜가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주저앉지(주저하지) 않고 지나가는 중이다.
육체적으로 약해졌다면
정신적으로 강해지는 수밖에 없다.
몸과 마음에 살이 붙길, 천천히 기다리면서.
January 18,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