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번동에서 강남역까지의 뻔하디 뻔한 동선 속에는
한치의 빈틈도 없이-빼곡히- 우발적 사고들(심지어 예견되어진)로 가득차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낀다.
몇 개의 일들을 처치(!)해 버렸다는 안도감에 빠지기도 전에
이런 엿같은 사고가 나리라고는
생각하고 싶지도, 생각하지도 않았다.
자고 나면 어제,
자고 나면 어제,
자고 나면 또 어제- 라면 얼마나 좋을까.
노모 히데오의 포크볼처럼 성적이 뚝 떨어진 성적표를 엄마에게 들켜버린 사고와
‘암담함은 똑같은데’ .
그런데 그때는 꼬깃꼬짓 구겨져버린 성적표를 도로 서랍 속에 넣으며 후딱 내일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분명히.
‘암담함은 똑같은데’
꺾여져버린 꽃처럼 어제로 가고 싶다.
아- 씨발 농담아니고.
20060505F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