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13

기억이 난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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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그때, 기분이 어땠었지?”

나는, ‘지난날에 겪었던 지난 일들’에 대해 집착이 강한데 반해,
그 일들에 대해 체계적인 자료를 남겨두는 일을 귀찮아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다이어리를 곁에 두었던 적이 없고,
기억을 증빙할만한 자료들–영수증 따위-은 대부분 그 자리에서 휴지통에 버렸다.
물론 떠올리려는 ‘기억’과 ‘다이어리 혹은 영수증’의 상관관계 역시 의심스럽기 그지없다.

아무튼 그로 인해, 나의 지난 일들은
오로지 내 기억 속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유실물이 되어버렸는데
그 기억이라는 것이 모래알처럼 형태가 없고, 현실이나 실제와 상반되기도 하며,
일종의 여과(濾過)를 통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특징만 부각된- 그리하여 다소 극단적인 형태의 조각들뿐이라
조금 괴롭기까지 하다.

당시의 생각이나 기분을 꼼꼼하게 메모해두었더라면,
그도 아니면 차곡차곡 영수증을 모아 노트에 붙여두기라도 했다면
지출생활에 따른 정신상태(미쳤거나 소심한)를 유추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겠지? 하고 후회가 된다.
소처럼 되새김질하기 좋아하는 성격이 여전하다면,
어영부영 차일피일 설렁설렁하는 성격도 여전하다.

내가 버렸던 영수증을 찾아 난지도를 헤매는 기분이다.
머리 속이 난지도다.

20061113MON


낮의 한강(200611)


밤의 한강(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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