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마른 땅이라고 신나게 달렸다.
(물론 퇴근길에는 비 죽도록 맞았다)
그리고 그 밤, 태풍이 찾아왔다.
(아우, 나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

다행히 이른 아침 곤파스는 동해바다로 날아가 버렸고
태풍이 지나간 흔적을 가까이 보고 싶어 자출.
딱히 끔찍한 광경을 원했던 건 아니지만 출근길은 의외로 차분했다.
오히려 내 자전거가 아주 엉망진창.

퇴근길에 아마존을 만났다.

오랜만에 마른 땅이라고 신나게 달렸다.
(물론 퇴근길에는 비 죽도록 맞았다)
그리고 그 밤, 태풍이 찾아왔다.
(아우, 나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

다행히 이른 아침 곤파스는 동해바다로 날아가 버렸고
태풍이 지나간 흔적을 가까이 보고 싶어 자출.
딱히 끔찍한 광경을 원했던 건 아니지만 출근길은 의외로 차분했다.
오히려 내 자전거가 아주 엉망진창.

퇴근길에 아마존을 만났다.

그래, 솔직히 지쳤다면 지쳤다.
특별히 어느 하나를 꼽을게 아니라 정말 모든 것에 지쳐있었다.
작은 바늘구멍을 타고 링크에 링크, 줄줄이 소시gee가 되어
연쇄살인. 남아난 게 없었다.
비단 자전거도 예외가 아니었다.
날씨는 뼈가 타도록 덥지 않으면
비가 내렸다.
어느 하나 적당히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정말 다 집어치우고 오토바이나 타볼까 싶었다.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이 꾸역꾸역 자전거를 타고 가게에 나와
도를 닦는 기분으로 커피를 내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여름은
(당장) 뾰족이 표현할 길이 없지만
잔인했다.
현재진행중인 연쇄살인,
아스팔트 위에 커피가루.
셀레 산마르코 아스피데 컴포짙
生탑튜브 위에 앉아있는 기분이다.
엉덩이에 딱딱한 굳은 살이 생겨서 왠만한 안장은 기별도 안 왔는데
소문대로 차원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나의 회음 아니 자존심을 건드렸겠다?
남자든 외계인이든 상관없어. 갈데까지 가보자.


정말몹시매우 더워서 갖고 다니기 쉬운 헬멧에, 장갑도 벗어버렸다.
그러면 안 되지만 더워도 너무엄청 더워서.

섭씨 38.9

저 멀리 거무튀튀한 먹구름 지대가 가게 쪽인데
알면서도 저리 가야 하다니 싫다싫어.
요즘 날씨 정말 굉장하다.

나에게는
지도 검색도 되고, GPS 기능도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거기다 MP3 플레이어까지 있으면 완전파인땡큐앤유? 입니다.
져지 뒷주머니에 GRD3, 스타텍, 프린트 된 지도를 구겨 넣으면서
이대로 그냥 핸드폰 백화점으로 돌진해버리고 싶은 충동을 겨우 구겨 넣었다. 장하다.

원효로성당을 품은 성심여고 뒷문, 닫.혔.다.
아…… 안돼, 세상이 내게 이럴 수는 없어!
어서 앞문을 찾아, 아…… 아니 앞문 아니고 정문……
애들 방학이란 걸 깜박했다. 학교를 우회해 정문으로 향하는 그 짧은 순간 동안 오라지게 긴장했음.
다행히 정문은 열려있었고
예상대로 수위실에서 접근 제지.
성당을 구경하러 왔노라 사정을 설명하니 뜬금없이 공사중 이란다.
교내, 그것도 여고라서 땀 뻘뻘 흘리는 들짐승을 아예 원천봉쇄 하려는 건가?
서운한 마음에 공사중인 모습이라도 보고 싶다고 찔찔대서 결국 출입 허락.

아, 진짜 완전 공사중.
공사다망하다.
원효로성당은 명동성당, 중림동 약현성당과 마찬가지로 코스트 신부가 설계했다.
가파른 고개에 지어서 앞쪽은 3층, 뒤쪽은 1층으로 되어있다는데
들어가 볼 수 없어 너무 아쉬웠다. 건축과 학생이라는 유치한 거짓말 따위 통할 리 없었다.
그리고 나를 메가쇼킹하게 실망시킨 사실은
아무리 여러 사람을 붙잡고 일일이 물어보았지만 그 누구도
이 보수공사가 언제 완료되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내게 사실을 알려줄 의무는 없지만 정말로 모르는 듯 보였다.)
어떠한 연유로 보수공사가 진행중인데
정작 실무자들은 세월아 네월아 까라니까 까고 있다- 라는 식이다.
서울에서 몇 남지도 않은 100년이 넘은 건축물을.
하여간 내가 사는 서울은 씨발
아파트랑 새것만 좋아해.

성당 옆의 용산신학교(예수성심신학교)
그러니까 사실 원효로성당은 이 용산신학교의 부속 성당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성심기념관이라는데 용도는 모르겠고, 딱히 여쭤 볼만한 사람도 없었다.
아무튼 시원시원한 아치형 창문이 건강한 이미지를 풍기면서 웅장함마저 느껴지는 건물이었다.
매미가 시끄럽게 우는 교정을 빠져나오며
다시 한번 수위실에 들러 공사 완료 시점을 확인했다.
일단 올해는 기약 없단다.
에휴, 제대로만 해라.
그럴리 없겠지만.
뼛속까지 완벽한 무신론자이지만,
종교적 비호아래 오랜 역사를 축적한 건축물은
어쩔 수 없게도 참 좋아한다.
까마득하게 깎아 쌓은 돌이나 메말라 화석이 된 시멘트,
영원할 것처럼 오히려 단단해진 목조 건축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괜히 경건한 마음마저 든다. 이렇든 저렇든
세월 마일리지는 위대하다.

내가 흠모하는 중구(中區)엔 궁이 있고, 그 주변으로 개화기 건축물들이 촘촘히 서있다.
조선과 대한민국이 절묘하게 뒤섞여 있는 것이다. 20세기 초 격동하는 변화의 흔적이
화석처럼 남아 일종의 커다란 박물관을 만들었다.
몇 해 전 여자친구랑 스치듯 우연히 들렀던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종교적 의미는 본질이지만 나로서는 본질이 아니니까 생략,
1891년 장림성당으로 출발한 성공회 서울대성당은
아서 딕슨의 설계로 1926년 5월 2일 미완성 건물로 축성하고
우연한 계기를 통해 1996년 5월 2일 원설계도대로 완공.
한국전통양식과 로마네스크양식을 조화시킨 건축물로
1978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35호 지정.

아무튼 나의 기준에서 건축물이란
이렇게 100년이 지나도 존재 자체로 진심이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마치 성(省)처럼 지어 올린 아파트들 보고 있으면
소름 끼치고 막 화가 나고 그래…… 어쩌려고 그래?…

여긴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주교관.
만두찜통 같은 더위를 뚫고 마실 삼아 찾았다가
몇몇 새로운 사실까지 알게 되고
한편으로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지만
역사 앞에 하찮은 점이 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예상치 않게)
다이나믹한 하루가 기다리는 카페로
다이나믹한 하늘 아랠 달린다.
비구름은 이미 나의 펠로톤.

가게 VIP 손님이 해외여행 떠나면서 빌려주신 스쿠터를
점심시간마다 점장님과 번갈아 타고 다닌다.
손목에 힘 한번 주면 아랫배가 묵직하도록 시속 50km는 우습다.
억수로 편하고, 그 편함이 억수로 두렵기도 하다.
자전거랑 감각이 완전 달라.

마치 내 기분마냥 변화무쌍한 하늘.
작년 늦여름, 가게 오픈 준비 때 처음 와본 수유동 535번지는
그야말로 교외 유원지 느낌이 물씬 풍겼었다.
그리고 요즘 다시 그런 분위기.
더위에,
더불어 사람에
데여 (창피하지만) 괴롭다.

달빛에 끌려 전에 한번 들렀었던 연립주택 방문.
답답한 하루였다. 내일도 답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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