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감, 괴리감
기시감
뻔한 일상에 답답했던 적 있는 뻔한 남자애(!)라면 누구나
가슴 속에 드림바이크 한 대쯤 있을 테지.
물론 나도 있다.
천성이 소음인 내지는 소양인, 아니 사실은 그냥 소인배여서
팔 벌려 맞바람 껴안는 할리나 거짓말처럼 새빨간 두카티같은건 꿈도 안 꿨다.
한때 빈티지 베스파에 영혼을 홀딱 빼앗겼던 적도 있지만
나의 지고지순 내리사랑은 오로지 HONDA Benly50s였다.
차선으로 Benly CL50 정도?
사타구니에 Benly50s을 끼우고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며
어디로 달릴지 고민하는 게 꿈이었던 시절도 있다.
바이크만 있으면 여자친구랑 교외로 훌쩍 떠나는건 일도 아니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 여자친구가 문제였다. 바이크 구입을 결사반대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억지로 장만한다 한들 절대 뒤에 탈 인간이 아니었다.
바이크는 여친불가침 영역이었다.
(자전거에 매달리게 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10대 후반부터 나의 온리원 드림바이크였다가
모난 돌 정 맞아 닳고닳듯 기억에서 사라져버린 Benly50s.
2007년을 끝으로 단종돼버렸단다.
이제 상태 좋은 물건 구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안 남았다.
나는 과연 탈수 있을까?
오늘 집에 가서 착한 짓 좀 해야지.

Tyson Cleotis Chandler.
팀 바꿨어, 조던이 구단주인 샬럿으로.
그런데 역시 1전 1패. 156:84
왜 하필이면 첫 경기가 보스턴이냐? 더욱 짙어지는 패배감……
나, 한 때, 청룡기를 꿈꿨던 남자.
푸르스름한 동녘의 학교운동장
형과 단둘이 즐기는 캐치볼도 나쁘지 않겠지.
게다가 새벽에 일어나야 할 테니 하루는 더 길고 뿌듯할거야.
그렇다면 일단 글러브를 하나 알아보자. 100% 레자로.
UEFA 챔스 DAY 골모음 하이라이트를 보고 있었다.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정인 曰
“저 선수 호날두 닮았다.”
TV로 눈을 돌렸다. 화면에 비친 선수는 바로


내가 너를 정말 좋아하는데
은평유선방송 썅놈들이 56번을 할증요금 채널로 바꿔버리는 바람에
GIF 애니메이션만도 못 한 화면으로 밖에 널 볼 수 없어 생중계는 포기했다.
(덕분에 주말에도 조금 일찍 잠드는 편이라 좋은 점은 있어)
아무튼 경기결과나 하이라이트 영상을 찾아보는게 고작인데,
꾸준히 골을 넣어주고 있어 더욱 가슴이 아리다.
4월 3일 對 첼시전 전까지 형이 꼭 결단을 내려서
할증요금을 지불하고서라도도 중계를 봐줄테니 기다리렴.
물론 그때까지 지금의 승점 2점차를 유지한다는 조건이 있어.
쓸데없는 짓 하다가 부상 당하지 말고, 성질나도 좀 참아서 퇴장 당하지 말고 힘을 내.
클리브랜드에 이어 이스턴 컨퍼런스 2위,
리그 전체 승률은 클리브랜드, LA레이커즈에 이어 덴버와 함께 공동 3위. 무려 보스턴보다 앞서있다.
드와이트 하워드가 버티고 있는 백보드는 -언제까지나- 리그 최고이고,
골밑이 워낙 튼튼하다보니 스윙맨들의 시너지도 긍정적이다.
토쿨루의 빈자리는 빈스 카터가 잘 채워주고 있는 듯. 다만 유리몸이라 걱정.
피에트러스나 레딕같은 벤치멤버도 꽤 믿음직하다.
언제 이렇게 화려한 팀이 됐냐?

드와이트 하워드 / 라샤드 루이스 / 빈스 카터 / 자미어 넬슨 / 미카엘 피에트러스 / J.J 레딕
그리고 이 남자.

제이슨 윌리엄스
시한폭탄팀이 완성되었다!

폭설에 파묻힌 가게와 폭설에 파묻힌 나(Photo by 가게단골손님)
점점 아웃도어라이프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깊어진다.
소위 ‘다운타운’이라 부름직한 곳에서만 1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다가
짬짬히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다니고,
얼마전 Window를 새로 깔듯 어렵사리(!) 직장을 옮긴 후
‘자연과 가까운 삶’에 순순히 수긍하게 된 것이다.
숲에 빠져버렸다.
급기야 정인이를 압박하여 크리스마스 선물로
고어텍스 부츠를 받았다(라고 쓰고 초초하게 배송을 기다리는 중이라 읽는).
2010년에 할(하고싶은) 일
- 역시나 투어링
- 자전거 타고 바닷가 가서 커피 내려마시기
- 퇴근하고 북한산 종주해서 집에 가기 +비박
- 캠핑
아이폰을 구입했다.
핸드폰이 없어 심플했던 잠시동안의 일상이
갑작스러운 일들로 가차없이 불편해졌고
결국 없이 살 수도 없는 노릇이라 적당히(!) 타협했다.
헌데 놀랍게도 이 세상엔
아이폰과 아이폰이 아닌 핸드폰,
이렇게 두가지 핸드폰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래서 아이폰을 선택했는데
저녁 늦은 시간이었던터라 다음날 아침에야 개통이 가능했다.
다시 대리점에 들러야하는 번거로움만으로도 만만찮은 거부감이 들었지만, 꾹 참았다.
아이폰을 사용하려면 최소한 케이스 정도는 끼워줘야 예의라는 생각에
명동에 커다랗게 자리잡은 애플 매장으로 갔다.
한쪽 벽면에 빼곡히 전시된 케이스들을 구경하다
결국 질려버렸다. 이게 다 뭔가- 싶었다.
처음 아이팟에 mp3 파일을 넣는데 3시간이나 걸렸던 일,
다른 컴퓨터에 싱크시켜 파일을 홀라당 바꿔먹었던 일,
몇 시간동안 tag 정리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tag가 아니었던 일 등
온갖 컴맹 + 애플울렁증 + 끈기부족의 과거가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수없이 많은 핸드폰을 부숴뜨리거나 잃어버린 과오는 차치하더라도
내게 아이폰은 고등학교 시절의 아내처럼 너무 버거운 상대였다.
결국 사고는 ‘포기하면 편한’ 현실도피로 이어졌고
지금 내 손에는

60개의 연락처가 저장되고,
20개의 문자메세지가 보관되며,
심지어 안테나도 뽑히고,
녹번동 162번지는 물론 북한산 인수봉 아래서도 잘 터지는
모토로라 스타텍 아이폰이 들려있다.
※ 소중한 연락처를 댓글로 남겨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선착순 마흔일곱분 가능합니다.
녹번동. 20091219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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