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30

Land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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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cape

굉장히 오랜만이라고 느껴지는 파란 하늘.
몇 일간의 현실감 없는 하늘빛에 벌써 익숙해져 버렸는지
오늘의 하늘마저도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여름을 관통하고 서늘한 가을에 접어든 기분.

논현동. 200703

2007/03/24

올 해 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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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한마디에 갈비뼈가 아리고
헤헤거리는 웃음에 그 뼈 속 심장이 시큰했다.

하필 또 비가 내리네.
비가 오면 그 날의 꿈이 생각나려나.
일찍 자야 하는데 잠이 올런지,
같은 꿈을 꾸지는 않으려나.

잘 모르겠다.

20070324SAT

27년 동안 한 방에서 자고
27년 동안 부려먹고
27년 동안 따라다니던
형이, 어제 결혼식을 올렸다.

다른 누군가의 결혼식이었다면
축복을 기원하며 웃고 넘어갔을 잔치 앞에 만감이 교차했다.
그러기도 잠깐. 정신 없이, 문제 없이 잘 치러진 예식.

정오가 되어서야 잠에서 깼는데
일요일이면 깨우지 않아도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게으름 피우던 인간이 없어서 어색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어처구니없이 빨리 익숙해지겠지만
어이없이 불쑥불쑥 허전하겠지.

근사하게, 간단하게 축하만 해주면 될 것을,
내 심보도 참 딱하다.


축하해, 잘 살아. 행복해.

20070325SUN

‘그 해 봄에’를 원망하며
냉장고 속에 누워있던 병맥주를 땄다.

20070326MON AM00:07

2007/03/18

속초 - 영덕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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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반년 전의 일이지만

‘지도를 확인하고, 페달을 밟으며’ 지나쳤던

동네들의 이름이 생생하다.

2006년 9월 6일 수요일


속초 고속버스터미널 1
잠깐이지만 바닷바람이나 쐴겸 속초까지 함께 왔던 정인이를 서울로 떠나보내며.


속초 고속버스터미널 2
취사도구, 텐트, 침낭, 자전거공구, 옷가지 기타등등 잔뜩 짐을 짊어진 내 자전거.


속초시 청호동 김봉천 할아버지(64세)
출발도 못한 채- 끊어진 체인을 손수 수리해 주셨다.


을씨년스러운 주문진해수욕장


강릉시 진입


오후 늦게 도착한 경포대해수욕장
세계 요트선수권 대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구경할 여유도 체력도 없어 그냥 지나쳤다.

2006년 9월 7일 목요일


이른 아침, 정동진
강원도 內 해변은 자정 이후에 야영이 금지되어 있어 정동진역에 딸린 주차장에 텐트를 치고 숙박했다.


헌화로


묵호항을 향해 늘어선 바닷가 마을


야트막한 고개가 끝없이 울렁이는 삼척시 해안도로
‘눈앞에는 절경, 마음에는 절망’


동막


용궁리


이튿날 밤을 묶게 된 갈남마을
마을 입구에서 밭일을 보러 나오신 할머니를 뵙게 되었는데, 인사를 드린다는 것이 그만 하룻밤 자고 가게 되었다.
50가옥 안팎의 마을 전경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왼편 하얀집이 이복주 할머니댁.

2006년 9월 8일 금요일


삼척시 갈남마을 이복주 할머니(77세)
밤새 매캐한 냄새가 나서 의아했었는데, 할머니께서 곰국을 끓이시다 솥을 태우셨단다.
막내 손주 생각이 나신다며 자꾸만 걱정을 하시는데 후루룩 마셔도 모자랄 곰탕 국물이 목에 걸렸다.
도저히 짐을 보탤만한 상황이 아니었지만 챙겨주신 미역 한 단, 마른오징어, 사이다, 박카스를 꾸역꾸역 가방에 넣고 다시 출발.


여전히 지옥같은 고갯길의 연속, 삼척에 드리운 비구름


멀리 보이는 호산해수욕장
삼척의 길이 그토록 험하지 않았더라면 이튿날 야영을 하려했던 호산해수욕장에 세째날 정오가 되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안녕히가십시오 강원도
헛구역질과 욕지거리. 입으로 배출가능한 더러운 것(!)은 모조리 쏟아내며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 만난 이정표.


울진군 죽변


울진군 후포리
갓길 아스팔트 위에 앉아 쵸코바를 투입하였다.


영덕시 진입


백석 고래불 해수욕장
조개껍데기처럼 보였던 하얀 점들이 순식간에 날아올라 화들짝 놀랐다.
갈매기가 너무 많아 더 이상 접근불가.

2006년 9월 9일 토요일


영덕 강구항 한켠
아침 일찍 여관을 나서 영덕터미널에 도착했다.
컨디션이 점점 나빠져 걱정이 됐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사고가 났다.
터미널에서 강구항을 향하던 중, 도로에서 입 속으로 날아든 꿀벌을 삼키고 앞바퀴를 축으로 180도 회전하여 넘어진 것.
자전거 뒷드레일러가 휘어버려 변속에도 문제가 생겼다.


영덕 강구항
고민 끝에 속초 - 부산 - 해남으로 계획했던 여정을 아쉽지만 영덕에서 마치기로 결정했다.
햇볕에 그을려 입은 허벅지의 화상과 오전에 넘어지며 다친 무릅, 자전거 손상.
더 이상 나머지 일정을 소화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서울에서 영덕까지 와준 재웅이 형
재웅이 형은 여행 전부터 중간 기착지점에서 만나 밥 한끼 사주겠다고 약속받은 나의 히든카드였다.
결국 BMW에 자전거를 싣고 편하게 귀환(혹은 송환).

이 글을 빌어 김봉천 할아버지, 이복주 할머니, 재웅이 형,
그리고 길을 여쭐 때마다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이 전해지길.
이복주 할머니, 얼마 전에 전화를 드렸더니 목소리가 밝으셔서 마음이 놓였다. 올해 안에 꼭 다시 찾아뵐 기회가 생기길.

2007/03/13

콩자반

등록된 분류: └ 1. text     — at 13:03     

퇴근 후 집에 오는 길,
대문 앞에 섰는데 개 짖는 소리가 날카롭다.
아니나 다를까, 집에 들어오니 아버지, 어머니가
여전히 울부짖고 있는 그 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계신다.

아버지 목격한 바로는
동네에서 마추친적 없는 중년의 남자가
놀이터 귀퉁이에 개줄을 묶고 사라졌단다.

형이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왔다.
“혹시 들어오는 길 놀이터에 개 한마리 묶여있지 않디?”
아버지가 형에게 묻자 “그 조그만 개? 파닥파닥 떨고있던데.” 란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어머니와 형이 놀이터로 나갔다.
왜 그러나 싶었는데 개를 데리고 돌아왔다.
작고 마른 미니핀. 주인에게 버림 받은 까만개.
우리집 거실에 당도하자마자 오줌을 갈겼다.

형이 목욕을 시키고 물과 밥을 주었다.
배가 고팠는지 허겁지겁이다.
그제서부터 앵두가 짖기 시작한다.
일전에 아버지 친구분께서 키우던 개가 놀러왔을 때도 그러더니
저보다 한참 작고 깡마른 강아지에게 심하게 텃새를 부린다.

사진을 찍어
같은 종의 개를 키우는 사람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잘 키워줄 주인, 버리지 않을 주인을 하루빨리 찾아주기로 결론을 내렸다.

어젯밤의 일.

아직 어린 강아지여서 똥오줌을 못가린다.
새벽에 계속 칭얼대 나까지 잠을 설쳤다.

아침을 먹는데 어머니께서
“동물병원에 데려가 유기견보호소에 맡길거다.” 라신다.
형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나는 찬성했다.
어린 강아지를 키운다는 일은 정말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아버지와 어머니, 앵두의 관계(!)를 통해 알게 되었다.

잔정이 많은 아버지, 어머니는 필시 골머리를 앓으실 수 밖에 없다.
나는, 앵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모든 꼴통짓을 연구하며 강아지에서 성견으로 자라날 때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 있었다. 하루하루 어머니와 앵두가 벌이는 전쟁을
귀찮음으로 관망하던 나였지만, 아무튼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들도 있었다.

나는 작은 동물에게 애정을 주는 방법을 모르고, 좋아하기를 두려워한다.
언제 어디서고 버려질 수 있는 가냘픔과 어찌할 수 없는 유한함이 싫은 까닭이다.

출근길에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콩자반(어제 임시로 붙여준 이름)의 스트레스와 두려움은
무책임하게 개를 버린 전주인(개새끼)에게서 비롯되었지만,
그 불안함이 여러가지 가능성으로 우리 가족에게 전이되어
짧지만 강한(경험을 통해 얻어진) 스트레스를 품은 하룻 밤이었다.

조금 전에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
동물병원에서 흔쾌히 맡아주겠다고 했단다.
잘 살아라, 콩자반. 건강하게.


콩자반과 동물사랑 극진하신 형

일이 순조롭게 풀려서 덧붙이는 말인데,
작은 개가 천성적으로 부들부들 떠는 모습을 보면 너무 부담스럽다.
아침에 턱을 긁어주고 등을 쓰다듬을 때도 콩자반은 부들부들 떨었다.
그에 비해 제 몸을 긁건 때리건 멸치만 바라보는 앵두의 우직함은
차라리 경이롭다.

녹번동. 200703

2007/03/04

Untit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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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거실의 풍경”

녹번동. 20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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