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rtrait yoko
남산. 20080723WED

메타 정보를 보니 7월 1일 아침 8시 56분에 찍은 사진.
출근하려고 현관을 나서는데 따라 나와 눈곱이 잔뜩 낀 눈으로 딴청부리는 앵두.
홍역에 걸려 집을 떠난 진돌이 생각이 났다.
집을 지키고, 밥을 먹고(나보다도 많이), 가끔 함께 뛰어 놀던 진돌이가
어느 날 갑자기 등나무에 묶여있지 않았다.
형과 함께 한참을 울며불며 어머니께 행방을 물었고
아버지께서 퇴근하시고 나서야 겨우 진정했던 것 같다.
목줄을 잡고 운동을 나가면 어깨가 쑤시도록 여기저기 끌고 다니던
진돌이는 한대에 만 원짜리 주사를 매일매일 맞을 때쯤
나를 앞서 걷던 버릇이 사라졌다.
오늘 아침, 아버지와 함께 산책을 나갔던 앵두가 차에 치여 죽었다.
휴일이라 문을 연 병원을 찾아 차를 운전하면서
아버지 옆 뒷자리에 늘어져 젖은 숨을 몰아 쉬던 그 소리가 잊혀지지 않는다.
8월 바캉스에 꼭 데리고 가겠노라며
어제 2시간 동안 맹구처럼 털을 깎아놓은 어머니도,
병원 바닥에 흥건히 고인 피를 닦으시던 아버지도
하루 종일 울기만 하셨다.
고작 말 못하는 한 마리 개 일뿐인데.
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
그리하여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 내는 일은
가령 죽음 같은- 한계에 닿으면
순식간에 그 가치가 너무 크게 팽창하여
가슴을 짓누르고 만다.
그러나 기억은,
죽지 않고 더 자란다.
너무 야멸차게.
20080706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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